조선 19세기 분원 관요(官窯)에서 제작된 단아한 형태의 사각호로, 바닥면에 청화(靑華)로 쓴 ‘履洞宮(이동궁)’이라는 명문이 있다. 분원 관요(分院 官窯)란 조선 시대 왕실·관천용 도자기 수급을 위해 조선 시대 경기도 광주 일대에서 운영된 도자기 제조장이다. 청화(靑華)는 자기에 색이나 문양 등을 나타내는 데 쓰이는 안료의 일종으로 푸른빛을 띠며, 백자 바탕흙(태토, 胎土) 위에 청화로 문양을 그린 백자를 청화백자라고 한다.
궁(宮)은 왕실 가족이 사용하는 장소에 붙이던 명칭으로 왕자와 공주, 옹주가 혼인 후 거처하던 집도 궁으로 불렀다. 왕실 가족의 궐 밖 궁가는 사동궁(寺洞宮)과 계동궁(桂洞宮) 등 지명을 따서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는데, 백자호에 쓰여 있는 ‘이동궁’의 이동(履洞) 역시 서울의 한 지명(현재 서울시 중구 초동 일대)으로, 이 백자호는 혼인 후 이동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진 숙선옹주(淑善翁主)의 궁가에서 사용된 기물로 추정된다.
이동궁(履洞宮)은 『명온공주방상장례등록』과 『내탕고상하책』에서 기록을 찾을 수 있다.